山길동무

[스크랩] 오대산 비로봉/궂은 비 내리는 날의 즐거운 산행/2013.7.13.

好山那 2013. 7. 17. 12:41

 그야말로 궂은 비가 내린다.

친구 교회에서 오대산 간다기에 따라가기로 했다. 일산에 친구 사무실이 있다. 해서 원당역에서 내려서 둘레길을 걸어서 사무실로 향했다. 점심 대접을 받고, 오후 2:20 오대산을 향해 칠발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그다지 걱정은 없었다. 이런 빗속 산행이 한두 번이 아니니까. 비가 내리는 탓인지 차는 밀리지 않아서 오후 여섯 시경에 목적지인 오대산 마지막 민박촌에 도착 여정을 풀었다.

모두들 아홉 시가 좀 지나자 취침한다. 함께 동행한 이선생과 둘이 남아 이야기를 나누다 10시에 취침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 시간대에 잠을 자 본 적이 없으니 잠이 올 리 만무다. 다른 이들 잠자는 데 방해되지 않게 하려고, 손전등을 켜고 독서를 한 시간 가량 하다가 그것도 불편해서 억지로 잠을 청한다.

그리곤 새벽 네 시가 되니 모두들 깨어나기 시작한다. 여전히 비는 내린다. 간단하게 컵라면과 토마토로 아침을 해결하고 7시 40분, 오대산 상원사를 향해 출발한다.

 위 지도에 내 고향이 나와 있다. 중간쯤 홍천하고도 용소계곡이 있는 곳, 그 주변에 백우산, 그 산에 우리 집이 있었다. 백우산 중턱에 붙어있는 집, 그러니까 동리 집들 중 우리 집이 제일 높은 곳에 있었던 셈이다. 정상까지 20여분이면 갈 수 있으니까 족히 해발 750은 될 것이다. 화전밭들이 많았던 마을이다. 

 상원사로 오르는 길 옆으로 오대산 계곡이 이어진다.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이 계곡 옆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언제 걸어도 좋다. 월정사에서 상원싸까지 9키로미터에 이른다. 언젠가 이 산책로를 걸어볼 심산이다.

 섶다리, 우리 고향에도 여기 저기 이런 섶다리가 있었다. 여름에 비만 많이 오면 떠내려간다. 그러니 매년 한 번씩 다시 놓아야 한다. 이 섶다리처럼 높이 놓을 수도 없기 때문에 쉽게 떠내려 간다. 그러면 어른들이  함께 나서서 다리를 놓는다. 긴 나무를 건너지르고 그 위에 솔가지들을 덮은 다음 흙을 퍼올리면 되는 다리다.  

 

 

 

 9키로미터에 이르는 선재길, 가을엔 특히 아름답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정상까지 갈지 고민들한다. 친구가 나보고 먼저 올라가란다. 나머지 분들은 적멸보궁까지 갈 예정이란다. 해서 혼자 정상을 향해 오른다. 비가 많이 내리는 탓에 사람들이 없다. 오직 혼자다.

 

 

 혼자서 비로봉에 올랐다. 그야말로 비로, 빗속으로 올라온 비로봉이다. 정상에 오르긴 했으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보로 비가 많이 내린다. 친구의 전화, 지금 적멸보궁이란다. 그런데 장로님이 올라가니까 기다리라고, 그런데 기다려도 쉬 오지 않으신다. 비는 퍼붓고, 일단 하산을 시작한다. 그렇게 1키로미터쯤 내려오자 거기에 올라오신다.

하산할지 고민하는데 일행이 모두 따라올리온다. 해서 고민좀 하다가 다시 정상에 오르기로 한다. 해서 결국 다시 정상으로 오른다.

 

 

 오늘 두 번째 오른 정상, 아까는 없던 다람쥐들이 놀러나왔다. 장로님 손에 냉큼 올라앉은 다람쥐, 고놈 참 귀엽다.

 

 

 

 

 

 오늘 제일 고생 많이 하신 분, 식사 일절,  운전, 설겆이 등 모든 것을 도맡아 하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분, 민박을 하러갔다가 민박 주인하고 친해져서 친부모 모시듯 40년을 그렇게 지낸단다.  

 

 이제 모두 함께 내려온 상원사 윗절 모습.

 

 

 

 상원사 북카페 그리고 오대산 한강의 시원지가 이 샘이란다.

 

 

 상원사 모습

 

 번뇌가 사라지는 길이란 팻말 글씨가 참 곱다.

 

 

 

 비는 많이 내렸지만 그럼에도 정상을 다녀왔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오후 두 시 출발, 친절하게도 수락산 역에 내려준 덕분에 오후 다섯 시 좀 넘어서 집에 도착했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뜻 깊은 추억을 쌓았던 주말이었다.  

 

출처 : 책을 사랑하는 기술
글쓴이 : 어린왕자 원글보기
메모 : 오대산 빗속 산행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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